“잊힌 소리가 아니다. 반드시 이어야 할 소리다.”
인천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국가무형문화재 경기민요 이수자 전영랑 명창이 오는 19일 인천무형유산전수교육관 풍류관에서 ‘경기12잡가 완창 발표회’ ‘잇는 소리’ 무대를 선보인다. 전통 소리의 맥을 끊지 않고 미래 세대로 이어가겠다는 결기가 담긴 공연이다.
■ 잊혀가는 경기잡가, 완창으로 되살리다
경기12잡가는 서울·경기 지역에서 전해 내려온 긴소리 민요의 대표적 장르다. 조선시대 풍류방 음악과 서민 예술의 결합체로 ‘유산가’, ‘적벽가’, ‘형장가’, ‘달거리’ 등 12곡이 각기 독특한 이야기와 정서를 품고 있다. 완창은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예술가의 기량과 혼이 집약된 경지다.
하지만 현대에는 경기잡가 완창 무대가 드물다. 고된 공연 시간과 높은 예술적 완성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 명창은 이 어려운 길을 홀로, 또 제자들과 함께 걸으며 전통 예술의 생명력을 지키고 있다.
■ 세대 잇는 무대, 전통에 숨결 불어넣다
이번 무대에는 전영랑 명창의 제자 김민정·엄지·강민지 등 젊은 소리꾼들이 동참한다. 단순한 전승을 넘어 전통을 새롭게 해석하고 진화시키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공연은 약 3시간 동안 경기12잡가 전곡을 완창하는 보기 드문 기회다.
■ 전문 평론가 윤중강, 해설로 깊이 더하다
국악 평론가 윤중강이 무대 해설을 맡아 경기잡가의 역사와 예술성을 쉽게 풀어낸다. 초심자에겐 친절한 길잡이가, 애호가에겐 심도 깊은 감상의 통로가 될 전망이다.
■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전통의 현장
인천에 뿌리 내린 전영랑 명창은 지역 주민과 전통문화가 만나는 장을 꾸준히 마련해왔다. 이번 발표회도 그 연장선에 있다. 그는 “경기잡가는 이제 접하기 힘든 귀한 소리”라며 “관객들이 전통의 가치를 느끼고, 응원의 손길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 사라져가는 전통, 무게를 견디는 소리꾼
급변하는 시대, 전통을 지키고 잇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전영랑 명창과 제자들이 있기에 우리 전통문화는 이어진다. 무대 위에서 전통의 숨결을 불어넣고 관객과 함께 되살리는 이들이야말로 ‘문화의 잇는 사람’이다.
7월 19일 인천의 여름밤, 경기잡가의 긴소리가 깊고 묵직하게 울려 퍼질 것이다. 그 순간 우리는 전통의 한 줄기를 이어가는 현장에 함께 서게 된다.
[저작권자ⓒ 충남세계타이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